네이트 판 글.댓글모음

2023년 2월 1일 형님의 말실수로 제 가정이 파탄났습니다. 도와주세요

누루하치 2023. 2. 2. 13:31

어떻게 해결해나가야할지 너무 막막한 심정입니다.
아이가 셋 있습니다.
첫째가 중학생, 둘째 셋째는 쌍둥이고 초등 고학년입니다.

둘째 아이가 최근 아이패드를 사달라고 했는데 제가 중학교 들어가면 사준다고 했더니 중학생인 큰언니만 먼저 사준게 서운했는지 설날에 형님한테 하소연을 좀 했나봅니다.

근데 형님이 술 마시고 둘째한테 "너랑 셋째만 친자식이야. 첫째는 주워온 애야. 그러니까 엄마한테 더 사랑해달라고 해." 라고 했습니다.

그 얘길 들은 둘째는 첫째랑 말도 안하려고 하고 쌍둥이들끼리만 어울리고 첫째언니는 어디로 보내라는 등 하길래 제가 그런말 하면 안된다, 모두 엄마가 사랑하는 자식들이다 했지만 사춘기 아이한테는 와닿지 않는 모양입니다.

저는 형님에게 너무 화가나 미치겠습니다. 첫째가 입양한 자식이라는거 숨길 생각 없고 아이들 모두 크면 말해줄 생각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컸을때 부모가 얘기해주는거랑, 아직 어린 나이에 제3자가 폭로하듯이 얘기하는거랑 어떻게 같을 수가 있나요?

형님은 말실수를 인정하지만 자기가 없는 얘길 한것도 아닌데 죄인 취급 하는게 어이없다고 하십니다. 시부모님도 처음에는 형님을 혼내시더니 이제는 저에게 언젠가 애들도 다 알게 될건데 미리 말해서 나쁠거 없지 않냐, 이참에 잘 설명해라 고 하십니다.

이미 제 아이들은 크게 상처를 받았고 남편과 매일밤 고민하고 있습니다.

첫째만 따로 불러 갓난아기 시절 입양한것과, 단 한순간도 내 딸이 아니라고 생각한적 없다,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안아줬더니 처음에는 말 없이 울기만 하다가 나중에는 되려 엄마를 안아주며 괜찮다고 하길래 너무 미안해서 안고 울기만 했습니다.

둘째는 그날 이후 저에게도 첫째에게도 적개심이 강해 대화가 어려운 상태입니다.

왜 언니를 주워왔냐,다시 어디로 보내라,언니가 정말 싫다 등등

평소에 사이가 안좋았다면 이해라도 할텐데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첫째가 공부 욕심이 있어 동생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공부하는걸 좋아라 했고 둘째랑 셋째는 성별은 달라도 쌍둥이라 그런지 취향이나 취미가 같아 둘이 잘 붙어다니긴 했습니다.

그래도 늘 다같이 모여앉아 밥을 먹었고 맛있는게 생기면 첫째는 늘 동생들 먼저 주라고 했고 동생들은 큰언니(누나) 먼저 먹으라며 밀어주던 평범한 사이였습니다.

저도 남편도 차별없이 공평하게 모두를 사랑했고 단 한번도 첫째를 자식이 아니라 생각한적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제가 죽고나서도 세 아이 모두 똑같이 사랑할 예정입니다.

저 혼자 상담을 받으러 가니 둘째가 사춘기라 예민한거 같다, 그 나이때 애들은 사소한거에 슬퍼지고 화가나기 마련이다, 아이패드가 __점이 됐을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별거 아니어도 어린 아이들 눈에는 부모의 차별로 느껴질 수 있는데다가 첫째가 입양자식이라는걸 알게 됐으니 둘째가 혼란스러운 상태일거라며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고 하셨습니다.

지켜보는 제 입장은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눈치보는 첫째도 가엾고 저랑 말도 안하려 하는 둘째도 마음이 아픕니다.
셋째는 별 내색 안해도 은근히 섬세한 아이라 신경이 쓰입니다.

아이패드를 사주는건 문제가 안되는데 초등학생한테는 이르다 생각해서 내후년에 중학교 올라가면 제일 좋은 기종으로 사주겠다고 충분히 설명했다고 했는데 아이에게는 와닿지 않았던걸까요?

설 전까지만 해도 집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했는데 하루아침에 가정이 풍비박산 났네요.

형님은 여전히 모르쇠 하고 있고 저는 시댁 꼴 보기 싫어서 연락도 안하고 있습니다.
남편도 열받아서 시댁식구랑 평생 안보겠다, 아이들도 절대 보여주지 않겠다 했더니 시어머니가 어떻게 말한건지 둘째가 남편한테 할머니집에 놀러 가고싶다고, 언제가냐고 물었답니다.

이 고난을 어떻게 이겨내면 좋을까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