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55세로 30세의 얼마전 결혼아 아들과, 29세 딸을 가진 엄마입니다. 아들부부가 결혼을 한다고 해서 이 참에 결혼비용으로 쓰라고 아들과 딸에게 모두 똑같은 금액으로 돈을 나눠줬습니다. 금액은 여기에 밝힐 수는 없지만 서울 중심가에 전셋집정도는 됩니다. 남편과 저는 아들과 딸을 내보내면서 조금 쓸쓸하면 어쩌지? 라고 우려 했지만 지금 생활에 너무 만족하고 살고 있어요. 돈 주면서 아이들 내보내고 저희가 원래 살던 집은 처분하고 작은 집으로 이사 왔는데 둘이서만 산게 언제적이었는지 지금 너무 행복해요.
남편도 며칠전에도 저랑 소주 한잔 하면서 이사도 하고 작은집으로 오고 아이들이 없으니 마치 신혼으로 돌아간 기분이라면서 너무 편하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더이상 옷을 신경안쓰고 거실에 누워있어도 되고, 설거지가 쌓여있어도 둘이서 가위바위보 해서 이긴 사람이 즐겁게 설거지도 합니다. 저희 부부는 남들이 보기에 약간 개인적인 성향을 가졌다고 할 수 있지만 저희는 둘다 각자의 공간이 중요한 사람들 입니다.
그런데 아이들 키우느라 개인 보다는 애들을 더 신경쓰면서 살았어요. 옛날에 남편이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했는데 아들때문에 못하고 살다가 이제 본인 서재에서 열심히 배워서 쉬는 날 전 날에는 거의 밤을 세다시피 하고 놉니다.
이제 눈치보면서 챙겨야 할 어른도 적고, 신경쓸 아이들도 없으니 둘이서 너무 좋아요. 저는 흡연을 하는데 혹시나 아이들 신경에 거슬릴까봐 엄청 신경썼는데 남편이 이사한 날 "00(제이름)아! 오빠가 허락할테니 오늘은 거실에서 편하게 담배펴! " (물론 거실에서 그날 이후로 담배 안피웁니다.)
이렇게 둘이서 노는 것 처럼 너무 좋은데 아들부부가 적게는 일주일에 한번, 많게는 일주에 두 세번을 찾아 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온다고 하면 집도 치워야 하고, 밥이라도 먹는다고 하면 밥도 해야하는데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더군다나 저나 남편은 둘다 아직 일도 잘하고 있어서 지쳐서 퇴근하고 오면 그냥 편하게 있고 싶은데 자꾸 오니까 편히 쉬지를 못해요.
시어머니랑은 같은 동네 살았는데 시어머니도 오시기 전 날 늦어도 저녁때는 연락하셨는데 얘네들은 그 날 아침에 출근 준비 하는데 오겠다고 통보 합니다. 남편이 어느 날 애둘러서 이야기를 했더니 바보같은 아들놈이 서운하다고 하더라구요. 저희 부부가 아들놈이 이렇게 해도 한동안 그냥 받아 줬던 이유는 저희 부부가 처음에는 결혼에 대해 조금 반대를 했어요. 저희 딴에는 며느리의 부족함보다 아들이 준비가 덜 된것 같고, 며느리도 벌써 결혼하기에 조금 어리다고 생각을 했기 떄문입니다.
저는 대학졸업하고 얼마 있다가 임신으로 바로 결혼했는데 (남편이 5살 연상) 어차피 결혼할 사이였지만 너무 빨리 임신하고 결혼했다고 생각 했거든요. 남편도 저도 이왕 이렇게 된거 빨리 낳아서 빨리 키우자 싶어 연년생을 낳았는데 제가 다시 재취업 할때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생각해보면 운도 꽤 따랐다고 생각해요. 다행이 제가 취업을 할때쯤에는 남편도 돈을 잘 벌게 되어 남편과 저, 베이비시터, 시어머니, 친정어머니가 돌아가면서 아이들을 봐주게 되어 지금은 저도 작지만 안정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구요.
그때의 힘들었던 기억이 있기에 저희 부부가 결혼을 조금 미루라고 조언을 했었는데 그게 반대처럼 느껴졌는지 며느리가 자주 왔어요. 그러다가 얼마전 남편과 아들이 결국 언쟁을 높이는 일이 생겼습니다.
며느리가 임신을 했는데(지금 4개월 조금 넘었어요) 저보고 아이를 키워달라고 하더군요. 돈은 한달에 100만원 정도 줄수 있다고요.(며느리는 친정엄마가 안계세요.) 아들부부는 제가 얼마 버는지 정확하게 몰라요. 집의 돈 관리는 남편이 하고 있기 떄문에 저는 제가 버는 돈 중 제용돈 100만원 빼고는 다 남편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들부부가 제가 100만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나봐요.
남편이 아들에게 "이제 너도 가장이고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보면 너랑 너의 와이프가 나올텐데 늬들 부부 아이는 너희 부부가 책임"지라고 했더니 아들이 "우리도 할머니들이 키워주고 엄마도 아버지도 할머니한테 도움을 받았는데 왜 우리한테는 그런 도움을 주지 않냐"고 뭐 그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남편이랑 아들이 언쟁이 있었고 그리고 얼마 뒤에도 거의 들이닥치듯이 아들부부가 또 저녁을 먹으러 오더니 갑자기 며느리가 밥을 먹다 말고 막 울었습니다. 이 집에서 본인은 너무 남같다고, 본인이 얼마나 마음에 안들면 앞으로 태어날 손주도 안봐주신다고 그러냐며 우는데 솔직히 한편으로는 화도 좀 났지만 아이도 가졌는데 울면 건강에 해로울 것 같아서 일단 달래서 보냈습니다.
아들이 남편한테 며칠전에 따로 만나자고 해서 나갔더니 아들이 돌려서 얘기 했지만 결론은 "손주를 봐주던가 아님 베이비시터 비용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남편이 저한테는 웃면서 아들한테는 '내 마누라는 내가 지키고, 니 마누라는 니가 지켜라' 라고 했다고 하면서 '내 마누라는 내가 잘 지킬테니 걱정말고 오빠만 믿어! ' 그러면서 술 취해서 잠이 드는데 남편도 엄청 속상했나 봅니다. 보통 취해서 잠들 정도 까지 술을 마시는건 속상할때만 있는 일거든요. 저희 회사 직원한테 물어보니 베이비시터 비용은 대략 300만원 정도 되는것 같더군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너무 괴씸합니다. 아들,딸 여지껏 잘 키웠다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저희가 주어진 환경에 맞춰 정말 정성껏 아이들을 키웠습니다. 아들말대로 좋은 시어머니 만나서 제가 일한다고 할때, 여자도 일도 하고 사회생활을 해야지 발전한다고 적극 찬성하셔서 아이들은 시어머니가 키워주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시어머니가 그렇게 힘들게 했다는데 저희 시어머니는 그러지않았거든요. 그래서 시어머니 편찮으시다고 할때 저희부부가 직접 집에서 모시고 케어 했습니다. 낮에는 요양보호사, 저녁때는 부부가 돌아가서면 케어했습니다. 그런건 보지 않고 아들 부부는 지금 당장 자기 아이만 생각하는거 같습니다.
이렇게 길게 쓰다보니 속에서 갑자기 부아가 나네요. 제 얼굴에 침뱉는거지만 며느리는 여우고, 아들은 병신입니다. 보통 아이들이 결혼을 하면 이런건지, 우리 애 부부만 이런건지 이제는 이런것도 햇갈릴 정도 입니다. 얘네도 이런데 딸래미 결혼한다고 하면 딸래미도 이럴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저희부부가 어떻게 해야할지 진지하고 현실적인 조언 부탁합니다. 얼굴아는 사람들한테는 쪽팔려서 상담을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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