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 판 글.댓글모음

네이트판 이혼서류 접수 했어요......

누루하치 2021. 8. 7. 19:12

반응형

오늘 이혼서류 접수 했네요.

상대방이 이곳을 자주 보는 편이라 직접 말하고 싶지도 않아 글 올립니다.

 

가끔 이곳을 들어오는 당신이니까 이글을 볼거라 생각해.

가장 큰 이유는 당신은 사과를 안 한다는거.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 하지만 당신은 그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려 하지 않으며 모든걸 어떻게든 내탓으로 돌리고 평생 잊지못할 상처를 나에게 너무 많이 줬다는거야.

이제 나는 날개를 달진 못해도 짐을 내려놓고 좀 더 가볍게 살아가려해.

다신 붙잡지 말아줘.

 

당신에게 받은 상처들이 너무 많지만 아직도 너무 사무치는 것들, 평생 치유도지 못할것들을 얘기 해 줄께.

내가 둘째를 가지려고 그렇게 노력하다가 3번째 유산을 했을때......

그 3번의 유산동안 제대로 된 몸조리는 커녕 인스턴트 미역국 한번 당신에게 못얻어 먹었어.

특히나 3번째 아이는 변기에 쏟아진 모습을 목격해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지만 어떠한 위로도 받지 못했지......

뭐 늘 무뚝뚝하고 표현 못하는 사람이라 그려러니 했어.

하지만 함께 차를 타고 가면서 걸려온 당신 친구의 전화.

핸즈프리로 받아 같이 들을 수 밖에 없었던 그 전화에 둘째를 유산한 친구 부인을 너무나 진심으로 걱정하며 그런 힘든일이 있으면 미리 얘기 하지 그랬냐며 너무 안타까워하며 위로 해주던 당신의 모습에 난 당신에게 뭘까......라는 생각이들며 극심한 우울감에 빠졌던 나는 달리는 차안에서 뛰어 내리고 싶었어.

 

 

부족한게 많았지만 난 맏며느리로써 잘 하려 노력했고 명절이면 함께 고생하는게 싫어서 혼자 음식을 다 만들어 시댁에 가서 기분좋게 나눠 먹었지. 그 대신 음식 먹고 남는 시간은 함께 영화를 보거나 볼링을 치러 가거나 했어.

아직 아기가 어린 막내 동서에게 신경 쓰지말라고 아이가 어리니 힘들게 시댁에 미리 오지도 말고 와서 밥만 먹고 가라고 했는데 밥먹고 영화 보러 가자는 말에 막내 시동생의 카톡은 "우린 아이가 어려서 못가니 영화표로 주세요" 어이가 없어서 무슨 표까지 사서 보내냐고 하니 당신이 그랬지 공평하게 회비 내서 음식 차리고 공평하게 나누는건데 뭐가 문제냐고.

그럼 공평하게 음식도 똑같이 나눠서 할까? 라고 하는 나에게 그랬지 그건 당연히 니몫인데 생색내지 말라고.

밤새 음식 만들고 명절 근무까지 하는 나에게 눈꼽 만큼도 고맙지 않았어?

그래서 명절에 퇴근한 내가 먹을 음식 하나 안남기고 니들 가족들끼리 화목하게 먹은거야?

 

얼마전 암진단을 받고 너무 불안해 하는 내게 당신이 했던말.....

어쩌면 이말이 이 결혼생활은 더이상 의미가 없음을 내게 일깨워 준거 같아.

코로나로 너무 힘든 자영업자들.

나도 예외가 아니었기에 자의가 아닌 상황속에서 당신에게 금전적 도움을 요청했어.

당신이 도와줬지......그래......도와줬어......도와준만큼 생활비를 덜 주는선에서 말야.

그리고 몇일 후 받은 암진단.

세상이 무너지는것 같았고 두번째 암진단에 굳건히 지켜오던 내맘도 버티기가 힘들었어.

너무 힘들다고 말하는 내게 당신이 했던말.

"나는 니가 돈문제를 만들어서 널 위로해 줄 맘이 안생긴다.'

난......나라는 여잔 고작 천만원의 가치도 안되는 사람이였어. 당신에겐.

 

 

최저 생계비도 안돼는 생활비만 주면서도 내가 아무일도 안하고 집에 있는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당신.

난 내새끼들하고 먹고 살아야 해서 끊임없이 일해야 했고 당신에게 불평을 하는대신 공부하고 일했어. 하지만 당신은 그걸 '일을 저지른다.'라고 표현하더라.

연봉 8000을 넘게 받는 사람이 생활비 150을 줬다면 누가 믿을까.

관리비 30만원에 핸드폰요금, 차기름값, 보험료 나가면 아이들 옷 한 벌 못사주는 돈.

내가 일해야 내새끼 옷이라도 한번 사입히고 입에 먹고픈거 하나라도 넣어줄 수 있는걸.

임신과 육아로 일을 잠깐 쉬었을땐 친구 결혼식도 돌잔치도 축의금이 아까워 못가게 했던 당신이잖아.

생활비 조차 현금이 아닌 카드로 주고 싸우고 난뒤엔 늘 카드를 도난분실신고를 해 난처했던적이 한두번이 아니였지.

 

결혼할때 돈없어서 결혼반지도 못 나눠꼈지만 불만 없었어.

그런쪽은 관심도 없었고 나중에 하면 됐었으니까.

열심히 살면서 집도 마련했고 먹고살만해서 반지 하나 하고 싶다니까 아직은 사치라고 했던 당신이 막내 시동생 결혼때 예물할돈이 없으니 현금으로 쏴달라는 당신 동생의 말에 마이너스 통장까지 써가며 예물비를 보내주더라.

서럽게 울었다. 나에겐 사치인것이 누군가에겐 저리도 당연한거구나 싶어서.

 

우리 엄마와 밥을 먹게되면 늘가던 3500원짜리 칼국수 집.

우리 엄마도 맛을 알아. 좋은곳도 알고.

당신 아버지와 당신 동생들과 가던 그 비싼 부페도 갈줄 알고.

 

우리아빠 돌아가시기전 중환자실에 계실때 당신은 단 한번도 먼저 면회가자고 해 본적이 없지.

내가 가자고 해서 마지못해 한번간 그날은 좁다며 밖에 나와 핸드폰으로 축구경기를 봤고.

돌아가시고 병원비 정산할때 형부나 제부에겐 너무 당연했던 병원비 정산.

그것도 우리가 가장 어렵게 산다며 백만원도 안돼는 돈만 우리가 내고 큰돈은 형부와 제부가 다 정산했는데 그돈이 아까워서 가족들끼리 매달 모으던 돈 3만원을 2년동안 안냈던 당신.

자기네집 돈은 자동이체를 해놓고 말이야.

 

쓰다보니 너무 많은것들이 스쳐 길어질것 같아 여기까지만 해야겠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당신곁에 있었던건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서이고 당신이 내 아이의 아빠이고 내아이가 아빠를 너무 사랑해서였어.

하지만 어느덧 다 커버린 내아이가 그러네.

엄마도 이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그만 희생하고 아빠 감정 쓰레기통도 그만하고 다 이해하니까 이혼해도 된다고.

그래서 이혼하려 하는거야.

맘을 돌리기까지 참 오래걸렸는데 막상 맘을 다잡고 나니 어쩜 이리 별게 아닌건지.

이제 우리 다신 엮이지 말자. 내가 지은죄가 있어 이렇게 살았다면 이정도면 그 죗값을 다 치르고도 남은것 같아. 우연이라도 마주치지않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