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인터뷰에서도 나와있고
포인트 가드가 농구에서 '퍼스트'를 상징하니
제목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인 것부터 송태섭이 주인공인 이유는
쉽게 설명이 가능하겠지.
제목대로 영화는 송태섭의 시선으로 산왕전을 그리고 있고.
근데 왜 송태섭이어야만 했을까?
여러 이유가 있음.
1. 원작에서 송태섭의 내적 묘사가 부족했음.
1. 송태섭은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오너캐니까.
이 두 이유가 가장 크긴 하겠지만
팀의 사령탑인 포인트 가드는 경기 전반을 훑어봐야 하는 눈이 필요함.
그러니까 송태섭의 시선은 영화의 카메라로 기능하기 딱 좋음.
산왕전을 가장 '작가의' 시선으로 그리기 좋다는거ㅇㅇ
그리고 송태섭 개인의 성장 서사를스포츠물 성장서사와 연결해서
산왕전 승리로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싶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음.
송태섭은 물론 재능러니까 북산 스타팅 멤버겠지.
하지만 다른 스타팅 멤버들 봐라.
신체적으로 우월한 재능러들로 충만함.
농구라는 스포츠에 신장은 선천적 재능 1순위잖아.
송태섭은 늘 단신이라는 부담을 안고 플레이해야 하니
늘 압박에 시달리는 선수인 거임.
이 압박은 비단 산왕전에만 있는게 아니라
송태섭의 농구인생,
나아가 송태섭이라는 인물 개인 인생에도 대입시킬 수 있음.
송태섭은 농구 유망주였던 형의 그늘에 가려진 인물이었고
어렸을 때부터 신장이 작아서 항상 형과 비교됐으니까.
송태섭의 가족사를 플래시백으로 지속적으로 보여준건
'원작의 하이라이트를 이어붙인 영화' 가 되지 않기 위한 각색이기도 하지만
송태섭이 산왕전을 통해 부담을 뚫고
성장한다는 서사를 설득시키기 위해서임.
송태섭의 과거를 소환해서 그의 불행한 가족사와 농구인생의 난관을
산왕전에서 드리블로 돌파하는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빌드업인 거지.
(물론 누구한텐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은 인터뷰로
"이 작품을 봐주신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라고 말한 바 있음.
이거 읽고 바로 감성 충만한 과잉 해석을 더 해보자면,
송태섭은 작은 키라는 선천적 한계,
그리고 산왕공고로 상징하는 삶의 난관을
드리블로 멋지게 돌파하는 인물임.
그리고 송태섭의 시선은 곧 영화의 시선이고
이는 관객의 시선이기도 함.
송태섭이 주인공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1990년대에 슬램덩크를 보고 자란
팬들 개개인의 삶의 서사에 송태섭의 서사를
완전히 포개어놓고 싶은 감독의 의도라고 생각함.
한때 가족의 일원이었던 독자들은
이제 30-40대까지 나이를 먹고
가족의 캡틴(가장) 역할을 맡게 됐을거임.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삶의 난관을 거쳐왔겠지.
바로 그런 팬들이 관객으로서 영화관으로 찾아온거임.
SNS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음.
'북산고는 내 두 번째 고등학교다' 라고.
북산고와 산왕공고의 치열한 경기는
독자들의 청춘 그 자체이고
이 경기 전반을 조율하는 송태섭의 시선은
이미 그러한 청춘을 경험하고 흘려보냈던
관객의 시선과 일치함.
구구절절 길게 늘여봤자
"엥? 슬램덩크 그거 그냥 추억팔이용 영화 아니냐?"
라고 말할 수 있을 거임.
하지만 난 추억팔이가 그리 나쁘다고 생각은 안함.
이 영화는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자신의 작품과 함께 성장한 팬들을 향해
'그냥 나이가 들어버린게 아니라 훌륭한 캡틴이 되었다'
라고 말하는 것 같음.
고딩때 놀숲에서 만화책 몰아본 나도 입틀막해서 봤는데
하물며 3040 어르신들은 얼마나 감동이었겠냐.
펑펑 울어도 킹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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