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같은 동아리 복학생 남친이랑 7년을 사궜어요
대학시절 내내 붙어다녔고 졸업도 취업도 시기가 같아 면접준비도 같이하고 스터디그룹에서 같이 하고 도와가면서 이쁘게 사랑했어요
둘다 같은 시기에 취업하고 신입때 두달정도 서로 직장생활이 낯설고 바쁘고 힘들어 연락이나 만남없이 지낸적이 있는데 둘다 서로를 믿는건지 어떤건지 자연스레 다시 연락하고 주말에 만나고 크게 서로 다툼없이 잘 넘어 갔어요
워낙 대화도 잘 통했고 서로 잘 맞았고 함께 있음 서로 긍정에너지 받을 정도로 사이가 좋았어요
이제 둘다 직장에서 어느정도 자리잡고 승진도 하고 경제적인 상황도 비슷했고 양쪽 집에서 결혼적령기이니 결혼생각해보라 해서 극적인 상황없이 자연스레 결혼얘기 오갔어요
근데 어느날 부턴가 남친이 이상하더라구요 뭔지 모르게 대화의 포인트도 살짝씩 엇나가고 같이 커피마시면서 대화하는거 굉장히 좋아하던 사람이 핸드폰만 보고 말수가 적어지고 사귀는 내내 한번도 짜증이나 신경질을 부린적이 없었는데 에휴 거리고 한숨시고
아....권태기인가 싶어 저는 잘할려고 노력했는데 갑자기 부담스럽다 피곤하다 뭐 이상한 핑계되면서 벽을 치는 기분이 들었어요
여느날처럼 밥먹고 커피 마시러 갔는데 제가 좋아하는 타르트 하나 사서 먹자 이말에 에휴 거리더라구요 화가 났지만 참고 웃으면서 왜? 먹지마? 이랬는데 갑자기 확 커피숍을 나가더니 차로 가더라구요
저도 따라갔고 왜그러냐 그랬더니
지친데요...힘들고...부담스럽고...서로의 관계에 대해 생각 많이 해봤는데 지금은 서로 시간을 가져야 될때인거 같다고 하길래
나는 왜 우리 관계에 대해 혼자 생각했는지도 모르겠고 지치고 부담스럽고 힘든 사이를 이어가야할 이유가 있냐고 물었어요
그러니 - 그래서 우리 서로에 대해 시간을 갖는게 좋을꺼 같다고 하길래
나는 시간을 갖고 싶지 않다 혼자 고민해오면서 정리해놓고 시간을 갖자는데 내가 동의해야할 이유가 없다 그건 헤어지자는 소리를 이쁘게 포장한 말이다 나는 헤어지자는 의미로 받아드리겠다
그랬더니 헤어지자는게 아니고 그저 시간을 갖자는거다 자꾸 이상한 소리 하길래
서로 방식대로 받아드리자 했어요
7년이나 쌓인 시간이 무색하게도 끝났어요
헤어지고 길가다 울기도 하고 야근하며 울기도 하고 혼자 속앓이 하다 친구들에게 헤어졌다 말하고 위로도 받았어요
그렇게 헤어짐에 허덕이고 있는데 같은 동아리에 같은 회사 근무중인 선배가 회사 엘레베이터 사내식당 사내커피숍 회사 옥상 휴게실에서 자꾸 마주치더니 갑자기 밥먹자 맥주마시자 영화보자 그러면서 조금씩 다가오길래 처음엔 응? 왜? 이랬는데 자주 마주치고 웃어주니 저도 따라 웃게 되고 농담 주고 받을 정도로 친해졌어요
말없고 무뚝뚝해서 조금 어려운 선배였는데 이렇게 친절했나 싶을 정도로 저한테 너무 잘해줬어요
대화하다보니 좋아하는 스포츠도 같고 취미도 같고
그러다 주말에 바다 보러가자해 갔는데 같은 동아리 친구를 만났어요
왜 둘이? 이런 눈빛이었고 안부 근황 묻고 어색하게 헤어졌어요
친구가고 선배가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겠냐고 좋아한다는 고백을 받았고 저는 선배도 알다시피 7년이나 만난 사람과 헤어진지 3달밖에 안됐고 아직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했어요
선배가 이해한다고 천천히 생각해 봐달라고 했어요
사실 고백받고 떨리고 좋더라구요
한 일주일쯤 지나 밤에 전남친이 갑자기 집앞이라고 만나자 전화가 왔더라구요
그래서 만났어요
지금 누구 만나냐 다짜고짜 묻길래 무슨말이야 그랬더니
왜 00선배랑 바다를 둘만 왜 갔냐고 추궁하더라구요
헤어진 사이에 내가 누굴만나고 어딜 가건 너한테 왜 말해야하는지 모르겠다 했어요
전남친 말이 우리는 서로의 관계에 대해 시간을 갖는 중이었고 헤어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 하네요
마치 바람피다 걸려놓고 왜 당당하냐 하는것 처럼
시간을 갖는다는 건 헤어진거다 나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우리는 헤어진거다 했고
남친은 첫 사회생활할때도 서로 상황이 힘들어 두달정도 연락없었지만 헤어진것도 아니고 서로 믿고 미래를 위해 생활했는데 결혼얘기가 나온 시점이라 더 신중히 서로관계에 대해 생각이 필요했고 그래서 시간을 갖자였지 헤어진게 아니다 하네요
무슨 쳇바퀴 돌듯 헤어진거다 아니다만 서로 말하고 있어요
세달동안 연락도 한통 없더니 그러고 나선 아침에 잘 잤냐 점심에 점심 맛있게 먹어라 저녁에 퇴근한다 밤에 이제 잔다 잘 자라 톡이 오고 저는 읽씹중이고
전화도 오는데 받지 않고 있어요
사실 전남친에게 미련있어요ㅠ 조금... 사귀는 내내 모든게 완벽하게 맞았다 싶을 정도로 서로 잘 맞았고 상황이나 조건 역시 잘 맞아요
7년동안 거의 싸우지도 않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잘 했어요
헤어지기전 몇달 눈치게임하듯 힘들었던 적 말고는 사귀는 동안 성격이 맞았고 좋았어요
아직 완벽하게 전남친을 정리하지 못했어요
그렇다고 다시 잘해보자니 감정이 헤어지기전의 마음만큼 사랑하지도 않고 결혼을 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리고 시간을 갖자고 한 정확한 이유는 듣지 못했어요
물어보면 결혼자체가 부담이 됐다는데 그건 사귀는 내내 전남친이 결혼하자고 했는데 결혼얘기 진지하게 나오면서 부담됐다는게 이해도 안되고 ...
그리고 지금 썸타는? 선배도 걸려요 그 선배가 좋다 아니다 그런 감정보다 궁금해요 사람자체가 궁금하고 생각이 나요 회사에서 보면 반갑고
7년 사귄 남친이랑 헤어진지 세달밖에 안됐는데 그동안 아무 감정 없던 선배가 나에게 고백하고 밥먹고 영화보고 시간을 공유했다고 좋아지는게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고
내가 감정이 헤픈 사람이었나 그런 생각도 들고 너무 혼란스러워요
마음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너무 어려워요
반응형
'네이트 판 글.댓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네이트판 이거 제가 잘못한건가요? (*사진첨부*) (0) | 2021.09.02 |
---|---|
네이트판 남편이 이게 공평한거라는데요?? (0) | 2021.09.02 |
네이트판 너무 완벽한 남동생의 여자친구의 치명적인 단점 (1) | 2021.09.02 |
네이트판 유튜브 한다고 몰카 찍는 시누이 (0) | 2021.08.30 |
네이트판 아까 낮에 동작대교에서 포메리안 쥐잡듯 패던 아저씨 보세요 (0) | 2021.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