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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JTBC 인기 드라마 재벌집막내아들 원작충이 드라마가 아쉬운이유(스포 주의)

by 누루하치 2022. 12. 5.

재벌집 막내아들 원작 소설만 4번쯤 읽은것같음 드라마화 되는거에 엄청 기대가 컸는데 6화까지 본 지금 7화를 보는게 겁나서 못보는중임. 좀이따 7화 넷플보고 8화 본방보려함. 드라마화 되면서 분명 좋았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메인줄기 자체가 흐트러지면서 원작의 매력을 반도 못보여주고 이도저도아닌 어정쩡한 작품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함.





일단 나는 주변인물들의 변화나 로맨스첨가는 나쁘지 않게 보임

서민영, 모현민(홍소영)은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가 됐고, 장손 진성준도 원작에서의 망나니 재벌3세 느낌보다는 뭔가 한방이 숨어있을것 같은 긴장감을 주고, 고모-고모부 부부도 원작과는 다른 케미와 매력을 보여주는 등, 캐릭터성이 극대화됨.

아마 불호가 많을듯한 서민영의 변화에 대해서만 좀더 얘기하자면 원작에서 서민영이 등장하는 로맨스 파트가 워낙 별로여서 더이상 나빠질게 없다는것도 이유긴 한데, 원작에서는 '그래서 이 서사에 이 캐릭터가 왜 필요한데?'의 위치였는데, 드라마에서는 나중에 '순양 저격수 검사'이자 진도준의 조력자로 써먹기 위한 빌드업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어. 문제는 원작의 애독자들이 애초에 그런 스토리를 원하지 않는다는건데 일단 서민영만 놓고보면 원작보다 설득력이 있음.



근데 드라마의 문제는 스토리 그 자체인거같음. 왜 원작 소설이 대히트를 쳤는지 그 매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것 같아.


재벌집 막내아들말고 다른 소설, 드라마 등에서 등장하는 재벌의 이미지는

-무한한 재력을 화려하게 소비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함

-돈의 힘으로 상황을 휘두름

이런것들이야.


로맨스 드라마에서 재벌이 필요한 이유는 마음껏 돈을 쓸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임. 그런데 사실 생각해보면 그냥 '부자'면 되지 '재벌'이어야 할 이유가 없음. 작가들이 기껏 생각해내는 재벌이 할일이라는게 백화점에서 마음껏 쇼핑하기, 호화로운 해외여행가기, 비싼집에서 살기, 때때로 돈으로 주인공에게 문제를 일으키거나 문제를 해결해주기. 이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 재산 200억 정도 되는 부자랑 재벌이 차이가 없음. 이런데 등장하는 재벌은 소비만 하지 돈을 버는 모습은 없음. 사실 그런걸 궁금해하지도 않고.


반면 기업물에서는 그나마 '돈을 어떻게 버는가'가 등장하기는 했지. 사업 아이템을 대박내서 돈을 벌고 부자가 되는것. 이걸 재벌로 착각하고 있었음. 그런데 이건 재벌들이 재벌이 되기 전에 겪고 넘어갔던 과정에 불과하지 재벌이라고 할 수없음.


나에게 소설 재벌집 막내아들은 진짜 재벌의 모습(이라고 상상하게 만드는)을 사실적으로 묘사한게 제일 매력적인 부분이었음.

소설에서는 순양전자가 어떤 신제품을 내놓고 기술을 개발해서 매출을 어떻게 올리고. 이런건 거의 등장하지 않아. 나오더라도 한두줄로 언급하고 지나가는정도. 왜냐면 그런것들은 소설에서 말하듯 순양의 땅 안에서 소작농들이 농사를 잘 짓는것에 불과하고, 지주인 재벌회장이 할일은 순양의 울타리를 넓히는 것뿐이거든. 돈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확장에 대한 무한한 욕심. 이게 재벌의 본질이라고 본거야.


그래서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기업의 인수합병이 계속해서 등장하지. 멀쩡한 기업을 공격하기 위해 수십년에 걸쳐 미리 검찰에 장학금을 뿌려대고, 부실기업으로 만들기위해 신문에 광고를 뿌리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한푼이라도 더 싸게 인수하려고 정부에 부채탕감과 공적자금 투입을 아무렇지않게 요구하고. 이 과정에서 도덕과 정의가 끼어드는 부분은 없어. 진도준도 이런부분을 순식간에 배우고 이해하면서 할아버지의 이쁨을 한몸에 받는거고.


진도준이 미래지식을 이용한 투자로 거대한 돈을 벌어들이지만 그건 이 소설의 핵심이 아님. 진도준이 정말 마음만 먹으면 진양철보다 훨씬 거대한 개인재산을 만들수도 있음. 그런데 진도준은 '부자'가 아니라 '재벌', 그것도 '순양의 주인'이 되는 길을 선택해. 부자랑 재벌은 다르다는거야.


진도준에게 현금은 전쟁을 준비하는 실탄일 뿐이고, 진짜 욕망하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순양의 지배지분'. 이걸 얻어내기위해 소설 중후반부에서는 굳이 큰아버지들을 몰락시키려고 계락을 꾸며대는거고.


소설에서는 처음 회귀이후 다른 목적을 가지고 돈을 벌었지만, 어느새 진도준은 진양철을 친할아버지처럼 여기고, 할아버지의 뜻을 잇기 위해 재벌이 되려고 해.

근데 드라마에서는? 지금까지 나온 진도준의 동기는 정의로운 재벌이 되기 위해 순양의 주인이 되려고한다는것밖에 보이지 않아. 그 동기에 설득력을 주기 위해 원작에는 없던 원래 가족 스토리를 억지로 끼워넣었는데 그동안 다른데서 너무 흔하게 봤던 이야기라 아무런 재미도 감동도 없고, 오히려 억지로 스토리를 비트는 과정에서 엉성한 허점들만 남아서 진도준의 캐릭터성만 훼손시켰지.

 

원작의 흥행 요소는
기업물에서 단순히 평면적 악인으로만 등장하던
할배가 확고한 자기만의 신념을 가진 케릭터이자
일종의 긍정적 대리 아버지상으로서 독자와
주인공에게 설득력있는 영향을 끼친 점에
있었다고 보는데.. 요컨데 케릭터의 생동감 덕분에
뜬 소설이라 몰개성했던 다른 인물들에 개성을 부여한 드라마 각색의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봄.
다만 그런 케릭터들의 표현에 있어서
설득력 떨어지는 전개가 사람들의 불만감
을 빚어내는게 아닌가 싶고.
오히려 원작 후반부의 기업 음모와 정치 협작질은
미래 사건을 이용한 상대의 자폭 유도 원패턴이라
적잖게 질려버렸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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