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선은 주요 광역시들을 다 경유하고 수요를 잘 잡아 흑자를 낸 경부고속선에 비하여 여러모로 욕을 많이 먹는 노선임.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오송역 건설과 오송역 분기이고 그 다음으로 비판을 받는 것이 전주 미경유 및 익산 경유임 전주는 전북에서 가장 큰 대도시이며 그 다음으로 익산과 군산이 뒤따르고 있음. 2020년 기준 전주의 인구는 약 65만, 익산의 인구는 약 27만, 군산의 인구는 약 26만, 완주의 인구는 약 9만임. 군산과 익산을 합하면 53만명, 전주와 완주를 합하면 약 74만명이 됨
호남고속선이 왜 전북에서 가장 큰 대도시인 전주를 직접 거치지 않고 익산역을 경유하는 노선으로 건설해서 전주 수요를 온전히 잡지 못하고 전라선을 통한 절반의 수요밖에 잡지 못해서 노선 선정이 잘못되었다는 의견들이 많음.
특히 대전역에서 분기를 해서 대전-전주-광주를 직접 이어서 수요를 하나로 모아 각각 구간 수요들을 다 잡았다면 경부고속선의 절반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의견들도 많음
우선 일반 호남선이 전주를 경유하지 않고 익산으로 경유하게 된 것은 일제의 호남선 건설 당시 전주의 양반 유림들이 전주로 철도를 들어오는 것을 격렬하게 반대하였기 때문. 그리고 일제도 산악지대에 가까운 전주 대신 동서남북 다 평야로 트인 익산역을 경유하게 하면 공사비도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서 익산역으로 일반 호남선을 건설하게 된 것
이 익산역은 호남선과 전라선, 장항선의 3개 노선이 갈라지는 역으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코레일 중추도 이 익산역에 있으며 호남권의 핵심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음. 익산의 발전은 이 익산역의 건설과 개발로 인해 따라왔다고 보면 됨.
익산은 동서남북 다 평야로 트여 어느 방면으로 가도 노선을 깔기 쉬웠으며 전라선을 통해 전주, 전라도 동부권으로 호남선을 통해 대전과 전라도 서부권으로, 장항선을 통해 군산과 충남 서해안으로 갈 수 있는 교통의 요지가 될 수 있었던 것
그럼 일반선은 그렇다 치고 왜 호남고속선까지 전주가 아닌 익산역으로 경유하게 했냐는 의문이 들 수 있음. 이에 대해서는 아래 지형도를 보고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자
초록색: 현 호남고속선 선형
자주색: 현 경부고속선 선형
빨간색: 각각 익산역, 서전주역 (예상), 전주역
하늘색: 호남고속선이 대전분기를 했을 경우 각각 익산역, 서전주역, 전주역을 경유하도록 할 경우 예상 호남고속선 선형
노란색: 호남평야와 진안고원, 노령산맥 간 대략적인 경계선
익산은 호남평야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서남북 모든 방면으로 평야가 있어 탁 트인 위치에 있음.
반면 전주는 호남평야가 동쪽으로 움푹 향해 파고든 분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호남평야가 펼쳐져 있으나 동, 남, 북쪽 방면으로는 모두 산지가 자리잡고 있음.
전주에서 조금만 동쪽으로 가면 완주 소양면을 지나게 되는데 소양면을 기점으로 급격히 지형이 험난해지고 진안고원이 시작됨. 따라서 전주는 호남평야가 끝나는 출구라고도 하며 바로 동쪽 소양면은 진안고원의 입구라고도 함
여기서 호남고속선이 익산이 아닌 전주를 경유하고자 할 경우 가능성으로 크게 두 가지가 있음
1. 전주 시가지 서쪽 (현 전주혁신도시)에 서전주역을 신설 또는 삼례역 확장
2. 현 전라선 전주역 그대로 이용
1번 대안의 경우 익산, 김제, 전주의 사이에 위치하여 골고루 수요를 잡을 가능성이 있고 기존 익산역에 비해서는 다소 산악지대를 일부 경유하지만 그래도 구간이 길지 않아 공사비가 크게 증가하지 않다는 점이 장점
다만 호남고속선 건설 당시 현재 전주 서부는 지금과 달리 개발이 덜 이루어졌으며 지금과 같은 혁신도시도 없었으며 주요 시가지는 동부에 치우쳐 있었음. 따라서 이 위치에 건설했다면 전주 중심에서 꽤 거리가 멀고 그렇다고 익산, 김제에서도 거리가 되어 어느 한쪽 수요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어중간한 처지가 될 위험이 있었음.
-> 청주와 세종 사이에 세운 오송역과 김천과 구미 사이에 세운 김천구미역이 어느 한쪽 수요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애매하게 거리가 멀어 수요 확보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되겠음
2번 대안의 경우 기존 전주역을 활용하기 때문에 따로 역을 신설할 필요도 없으며 전주 시내에 바로 인접해 있어서 전주 수요는 확실히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
그러나 동쪽에 치우쳐 있어서 여길 경유하려면 전주 북쪽의 완주군의 험난한 산악지대와, 남쪽의 모악산 일대의 산악지대를 모두 통과해야 해서 건설비용이 폭증하는 문제점이 있었음. 그리고 이렇게 될 경우 익산 수요는 완전히 버려야 한다는 점이 문제이며 (익산의 인구가 전주보다 적으나 그렇게 엄청 큰 차이가 아님)
현재 오송역 분기의 경우 서전주역을 경유하려면 전주 북쪽 및 남쪽의 일부 산악지대를 통과해야 하며 기존 전주역을 경유하기 위해서는 완주 북부의 험준한 산악지대와 모악산 언저리를 다 통과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으며 결국 익산역을 활용하여 경유하는 것으로 정해짐
오송역 분기는 그렇다고 치고 만약 대전역에서 분기하였다면 고속선의 선형상 서쪽에 치우친 익산보다는 전주를 더 경유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냐는 의견들이 많음.
이에 대해서 위 지도의 하늘색 선형들을 보면 답을 알 수 있음.
대전분기 시 익산역을 경유하고자 하면 노선은 드리프트가 다소 심하고 급격히 꺾는다는 점은 있으나 논산 동부의 일부 산지를 통과하며 대둔산 북서쪽을 약간 스치는 것 외에는 평야지대를 지나 건설이 수월함.
만약 서전주역을 경유하고자 하면 노선은 크게 두 가지가 가능할 수 있음.
첫째는 익산역 경유처럼 급격히 논산 동부를 지나 남서쪽으로 가다 연무대 인근에서 남쪽으로 선형을 틀어 여산을 지나 내려가는 선형이 가능함.
둘째는 대전역 분기 후 산내JC 근처에서 남서쪽으로 서서히 향해 17번 국도를 따라 대둔산의 동쪽을 경유해 운주, 고산, 봉동, 삼례를 지나 서전주역에 도착하는 선형이 가능함
두 가지 모두 서전주역 후에는 모악산의 서쪽을 지나 산악지대를 최대한 피하고 태인, 신태인에서 기존 호남선과 합류하여 정읍역으로 들어갈 수 있음. 또한 이렇게 할 경우 전주 북쪽의 일부 산악지대는 거쳐야 하는 단점이 있음
만약 전주역을 경유하고자 하면 선형은 대전역 분기 후 산내JC 근처에서 남서쪽으로 향해 17번 국도를 따라 대둔산 동편을 경유해 내려오며 봉동 인근에서 남동쪽으로 틀어 기존 전주역에 합류. 전주역 이후 상관 부근에서 남서쪽으로 다시 선형을 틀어 구이면, 모악산의 남쪽을 지나 정읍 시가지 바로 북쪽에서 기존 호남선과 합류해 정읍역으로 들어가게 됨
이렇게 살펴보면 각 역들 경유의 장단점을 정리할 수 있음
<익산역 경유>
장점 : 기존 역사를 활용할 수 있으며 익산, 김제, 군산권의 수요를 잡을 수 있음. 동서남북 평야지대라 건설이 수월하며 공사비가 적음
단점: 전북의 최대 인구인 전주를 미경유해 전라선을 통해 절반의 수요만 확보 가능. 전주와 광주 간 직접 연결이 불가능
<서전주역 신설>
장점: 기존 전주역 경유에 비해 산악지대를 일부 경유하나 어느 정도 피해서 지나 공사비가 많이 높지 않음. 전주와 김제, 익산의 중간에 위치해 골고루 수요를 확보
단점: 기존 전주 시내에서 멀고 익산, 김제 시내에서도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 현재 오송역이나 김천구미역처럼 어느 쪽 수요도 제대로 못 잡고 애매한 포지션으로 전락할 위험
<전주역 경유>
장점: 기존 역사를 활용할 수 있으며 전주 시내에 붙어 있어 전주의 수요는 확실히 잡을 수 있음
단점: 익산과 군산, 김제 수요는 모두 버려야 함. 전주의 북쪽, 남쪽으로 모두 산악지대를 뚫어야 해서 건설 난이도 높으며 공사비의 폭증 위험
이러한 장, 단점을 모두 고려하여 철도 당국은 고속선도 전주가 아닌 익산역을 그대로 경유하는 것으로 결정한 것임
그럼 아래와 같은 비판이 나올 수 있음
1. 경부고속선은 대전-대구 간 소백산맥과 추풍령이 존재해 많은 터널을 뚫고 지나가는데 왜 호남고속선만 산악지대를 통과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가
2. 전주가 어쨌든 전북의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도시인데 산악지대를 통과해 건설 난이도가 높다고 해도 최대 도시인 전주를 무조건 경유해야 하는 게 아닌가
이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음.
대전에서 대구 간 이동할 때에는 직선 노선이든 약간 돌아가는 선형이든 무조건 소백산맥을 넘을 수밖에 없는 지형임. 따라서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사비가 많이 들어도 많은 터널을 뚫고 건설할 수밖에 없었음. (충청도에서 경상도로 가려면 소백산맥을 통과하지 않고는 갈 수가 없음)
그러나 호남고속선의 경우 전북 서부에 산지가 없는 호남평야라는 훌륭한 지형이 존재함. 또한 완주와 모악산의 험준한 지형을 직선으로 뚫지 않고 약간만 우회하면 터널 안 뚫고 평야를 그대로 지나 선형이 쭉쭉 뻗을 수 있고 건설 난이도와 공사비가 확 낮아지는 장점이 있음. 그런데 조금만 옆에 이런 좋은 통로가 있는데 굳이 여길 버리고 공사비 폭증하는 산악지대를 뚫는다?
17번 국도로 전주-완주 북부-금산 서부를 다녀본 사람이 아니면 모를 수 있지만 완주 북부와 대둔산 주변의 지형은 생각보다 많이 험하고 이 쪽으로 철도가 직접 지나게 하는 건 말은 쉽지만 절대 만만한 일이 아님. (생각보다 터널을 엄청 많이 뚫어야 함) 그리고 대둔산은 국립공원이며 이 쪽 중심이 아니더라도 변두리로 지나가게 하는 것도 환경 문제로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님
전주가 전북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것은 사실임. 하지만 인구는 65만으로 100만이 훨씬 넘는 대전, 광주, 인천, 대구 같은 광역시 급의 규모도 아님. 전주+완주의 인구는 74만명이며 군산+익산의 인구는 57만으로 전자가 좀 더 인구가 많지만 그렇다고 후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인구가 많은 것도 아니며 군산과 익산의 수요도 절대 무시할 수 없음.
전주가 광역시 급의 도시라면 전주 수요를 확실히 잡기 위해 험준한 산악지대 뚫는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다고 보나 이 정도의 인구 차이를 고려하면 굳이 호남평야 경유를 버리고 험준한 산악지대 뚫을 이유는 없다고 철도 당국이 판단하고 결정했을 것으로 보임
게다가 기존 익산역은 기존 호남선, 장항선, 전라선이 지나 고속선과 일반선 간 환승도 편리하며 버스와의 연계도 잘 되어 있는 장점이 있음. 그러나 전주역으로 가게 되면 기존 호남선과 장항선과의 환승이 불가능하게 되며 버스 연계도 새로 다시 만들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함. 새로 서전주역을 신설하게 되면 일반선 없이 고속선만 딸랑 존재하는 꼴이 되는데 이렇게 되면 기존 일반선과의 환승은 모조리 불가능하게 되어 엄청난 불편함이 존재하게 됨
또한 기존 익산역을 경유하여도 비록 전주 수요를 온전히 잡지는 못하지만 익산역에서 분기하는 전라선을 이용해 전주의 수요를 절반은 잡을 수 있다는 대안이 존재함.
반면 전주역 또는 서전주역을 경유하게 되면 익산과 군산의 수요는 아예 버려야 함. 위에도 언급했듯이 전주에 비해 익산과 군산의 인구가 다소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전주 수요 제대로 잡자고 이 두 도시의 수요를 버려야 할 정도로 인구가 엄청나게 적은 것도 아님.
또, 그래도 전주를 경유하면 현재와 달리 전주-광주 간 철도로 직접 이동할 수 있어 수요 엄청 늘지 않겠냐는 문의도 있을 수 있음. 그러나 광주송정역은 광주 시내에서 꽤 떨어져 있는 위치이며 전주의 경우도 기존 전주역이 산악지대 통과 문제로 공사비 증대의 문제가 너무 커서 서전주역 신설의 가능성이 높은데 그럼 이 서전주역도 기존 전주 시가지와는 꽤 떨어져 있게 됨. 한편, 버스터미널은 광주와 전주 모두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있음.
이렇게 되면 고속선으로 광주-전주 간 이동을 하여도 각각 기차역으로 이동하는 시간과 택시 비용 등을 고려하면 총 이동 시간은 버스로 이동할 경우와 유의한 차이가 없게 됨.
서울-울산 같이 아예 거리가 300km 이상으로 엄청 긴 경우에는 택시나 시내버스로 역까지 다소 이동을 하더라도 고속선을 타고 시속 300km로 가는 것이 일반 고속버스에 비해 이득이 많지만 광주-전주 같이 거리가 80km 정도로 짧을 경우에는 고속선이 속도가 빨라도 결국 시내에서 역으로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에 의해 상쇄됨
따라서 전주-광주 간 고속선을 통한 이동은 기존 고속버스보다 딱히 이득이 없게 됨
따라서 정리하자면 전주를 미경유하게 된 것은 다소 아쉽지만 지형적인 문제와 기존 일반선과의 환승, 인구의 차이 및 수요 확보 등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가장 최선의 방안은 익산역이라고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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