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논란

2022년 4월 29일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파괴?? 꿀벌은 정말 사라지고 있는가

에꼬로크 2022. 4. 29. 14:18

2007년 2월. 뉴욕타임즈는그해 1월 캘리포니아 지역의 한 양봉가가 벌통을 열었다가 1억 마리의 꿀벌 중 절반이 갑자기 사라진 것을 알고 충격 받는 장면으로 기사를 시작한다. 이는 미 서부 뿐만 아니라 전역으로 확산된 현상이라면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기이한 미스터리'라고 했다.

 




 

15년전 기사지만, 2022년 한국으로 바꿔도 이상하지 않을 기사다.

그리고 당시 이와 비슷한 기사는 비슷한 기사들 수백개가 쏟아져나왔다.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지는 ‘군집붕괴현상(CCD)’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다룬 기사 스타일은 2000년대 중반 미국에서 ‘발명된’ 형식으로, 이후 하나의 장르처럼 자리잡아 15년 넘게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이다. 

 

시작은 2006년 겨울, 미국 플로리다 지역이었다. 꿀을 따러 나갔던 일벌들이 무더기로 돌아오지 않는 사태가 발견됐다. 일벌은 한 번 일을 나가면 3만~4만 마리가 나가는데, 이들이 그대로 벌통으로 돌아오지 않는 일이 곳곳에서 보고됐다.

 

벌이 죽은 사체라도 발견되면 납득이라도 될 텐데 그마저도 발견되지 않았다. 곧 미국 전역에서 비슷한 사태가 보고됐다. 언론은 ‘집단 실종’ ‘집단 가출’ 등 사건 용어를 써가며 미스터리 형식의 기사를 썼고, 꿀벌은 1~2년 만에 미국 밖 세계인이 가장 큰 관심을 갖는 동물 중 하나가 됐다.

 

 

하지만 유럽 일부 지역과 미국에서 꿀벌의 감소는 이미 종종 관찰되던 현상으로 2006년 처음 나타난 게 아니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2010년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꿀벌 봉군 수는 1950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7년에는 1950년대의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유럽 일부 국가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올리버 밀먼의 책 <The Insect Crisis>에 따르면, 프랑스는 1990년부터 꿀벌 개체수가 5%씩 줄기 시작해 점점 그 속도가 빨라져 왔다. 영국에서는 1985년 이후 봉군이 꾸준히 감소해 2009년까지 54% 감소했다.

 

 

둘째, 꿀벌 봉군은 원래 1년 중 특정시기(겨울철)에 집단 폐사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비교적 흔한 현상이다. 위 UNEP 보고서는 유럽 지역 꿀벌이 겨울을 지나며 수십%씩 감소하는 일은 늘 있어왔다고 보고하고 있다.

 

한 해 최대 5분의 1의 꿀벌이 줄어드는 일은 흔했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정철의 안동대 교수와 미국 및 유럽 연구팀이 학술지 ‘농업, 생태계 및 환경’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평균 11%의 봉군이 매년 겨울 폐사된다고 밝히고 있다.

 

 

셋째, 일부 지역, 일부 시점에서 감소가 관찰되긴 하지만, 전 세계로 눈을 돌려 보면 꿀벌은 오히려 큰 폭으로 수가 늘고 있다.

 

더 이상 갑작스러운 절멸을 걱정해야 하는 종이 아니다. 정 교수팀의 논문에 따르면 사육되는 꿀벌의 봉군 수는 1961년 이후 85% 증가했다. 보다 보수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UNEP 보고서 역시 1960년대 대비 2010년 꿀벌 봉군 수는 45% 늘었다고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꿀벌 실종이나 집단 폐사 사태는 더 이상 미스터리가 아닌 경우가 많다. 미국 등의 CCD 사태의 원인은 거의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 때문으로 모아지고 있다. CCD 이외의 겨울철 집단 폐사 사태는 원인이 여러 가지인데, 꿀벌에 기생하는 기생충인 응애가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에서의 원인도 명확히 밝혀졌다. 농림축산검역본부와 농촌진흥청 조사를 통해 기생충인 응애의 창궐과 지난해 및 올해 이상기후에 따른 벌의 면역력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요약

1. 꿀벌이 사라지는 군집 붕괴 현상은 50년 전 부터 관찰되고 있었으며 전문가들은 이를 알고 있었음.

2. 그리고 그 이유도 거의 명확하게 밝혀졌으며, 전체적인 꿀벌의 수는 오히려 증가했음.

3. 그러나 2006년 경 미국에서 이 사건을 '미스터리'같은 하나의 장르로 생산하기 시작했고 전세계적으로 십수년째 유행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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