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럽 연합 소속 25개 국가는 천연가스의 30%, 원유의 30% 이상을 러시아에서 수입할 정도로 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거기에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 국내 천연가스의 생산, 유통, 판매를 전담하는 가스프롬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가스프롬 이사회 임원 중 절반 이상이 러시아 정부의 장·차관 등 고위직을 겸하고 있을 정도이다. GDP의 약 20% 정도를 지하자원에 의존하는 러시아의 기형적인 경제에서 '밸브 잠가라'를 못하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옐친 시절의 암흑기를 떠올리게 할 것이다. 실제로 가스프롬의 국유화로 가스를 권력화하지 못했다면, 러시아의 공황은 더 오래 갔으리란 게 경제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린 이웃 유럽 국가에게 쓰는 대표적인 필살기이자 횡포로, 그 효과는 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