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진짜로 투자에 대해 알아볼 차례입니다. 하지만, 투자라는 것은 개인의 가치관과 성향에 따라 가장 많이 달라지는 분야입니다. 투자라는 것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저 뿐만 아니라 세계를 뒤져봐도 얼마 없을겁니다. 본인의 생각이 진리라 믿는 햇병아리들과 당신의 돈을 빨아먹으려는 사기꾼들을 제외하고 말이죠.
그러므로 이제부터 볼 글은 그저 한 사람의 투자관이라고만 생각하고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주시기 바랍니다.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재테크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사람들에게 혹은 투자를 배우고 싶지만 주식은 너무 위험한 것 같아서 고민인 분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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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수추종 ETF (=인덱스펀드)
저의 투자관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인간은 투자를 하기에 적합한 생물이 아니다." 입니다.
투자 글 쓰면서 무슨 헛소리냐라고 하실건데,
월가에는 워렌버핏의 내기라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미국주식 500개 기업에 투자하는 S&P500 ETF와
미국의 유명한 헤지펀드가 10년 간 수익률 내기를 한 것이죠.
결과는? S&P500은 연평균수익률(이하 CAGR) 7.1%, 헤지펀드의 CAGR은 2.2%로
S&P500 ETF가 압승했습니다.
평생을 주식하는 것으로 밥을 먹고 살아온 펀드매니저들조차
이기지 못하는게 바로 4편에서 이야기했던 ETF입니다.
그런데 해봤자 책 몇권 읽고 유튜브 영상 좀 본 우리 개미들이
무슨 수로 ETF, 즉 시장수익률을 이기겠습니까?
물론 100명 중에 1명, 1,000명 중에 1명 타고난 사람들은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당신일 확률은 너무나도 희박합니다.
ETF가 헤지펀드를 이긴 이유는 너무나도 명백합니다.
1. 잦은 거래로 인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았다.
2. 500개 기업에 분산 투자했기 때문에 위험이 분산됐다.
3. 10년 간 장기투자했다.
바로 우리 개미들이 하는 투자 방식의 정반대인거죠.
1. 잦은 거래로 인해 수수료가 많이 발생한다.
2. 분산투자하지않고 어디서 주워들은 정보, 맘에드는 기업 1~5개에 집중 투자한다.
3. 좀 떨어지면 부들부들 떨고, 좀 오르면 기분 좋고 결국 얼마안가 팔아치운다.
그렇다면 너가 하고 싶은 얘기는 결국 ETF에 장기투자하란 말이냐?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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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수추종 ETF의 한계
1번에 얘기했던대로
여러 주식에 분산투자하면서, 장기투자하면 무조건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을까요?
미국 지수 추종인 S&P500 ETF
한국 지수 추종인 코스피200 ETF
일본 지수 추종인 닛케이225 ETF를 살펴봅시다.
먼저 미국 S&P500 지수입니다. 꾸준히 우상향한것처럼 보이지만
거치식으로 투자했다면 2000년부터 2013년까지는 별다른 수익이 없고
2020년에 투자했다면 2022년에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정말 사정이 괜찮은 편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시장지수를 보면 정말 처참합니다.
닛케이는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고작 12%,
코스피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고작 18%가 올랐습니다.
이건 뭐 적금 드는게 나을거 같네요.
괜히 한국에서 주식하면 패가망신이란 말이 나오는게 아닙니다.
미국이라고 앞으로 안그럴거라고 단언할 수도 없죠.
게다가 그렇게 안전하다는 미국 500개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S&P500조차
최대 낙폭(Max draw down, 이하 MDD), 즉 최고점에서 최하점까지 하락하는 퍼센티지가
50%나 됩니다. 1억을 넣어놨다고하면 5천만원이 된다는 소리죠.
논문에 의하면 인간이 버틸 수 있는 MDD는 보통 20% 정도라고 합니다.
본인 자산의 20%가 날아가면 대부분의 사람은 못버티고 손절을 친단 얘기죠.
(여기서 말하는 MDD는 전재산에 대한 것입니다. 전재산이 1억인데 5천만원을 S&P500에 넣고,
5천만원을 현금으로 가지고있다면 S&P500에서 50% 손실을 보더라도 실제 겪은 MDD는 25%인거죠.)
그런데 50%라면 어떨까요? 본인이 평생 피땀흘려가며 번 돈이 불과 몇달, 몇년 사이에
반토막이 되었는데 제 정신으로 버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리고 그러한 위기는 생각보다 자주 옵니다.
당장 생각나는것만 나열해봐도 닷컴버블, 리만브라더스 사태, 미중무역전쟁, 코로나19, 러우 전쟁, 양적긴축 등이 있네요.
그리고 그것을 버틸 수 있는 정말 강철같은 멘탈의 소유자라도 인생을 살다보면 큰 돈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가령 결혼을 한다거나, 집을 산다거나, 병에 걸렸다거나, 실직을 한다거나, 사업을 시작한다거나 하는 등이죠. 본인이 원치 않아도 갑자기 돈이 필요하면 주식을 팔 수 밖에 없는겁니다.
그리고 그때가 마침 MDD 50%를 처맞았을 때라면? 눈앞이 깜깜해지는거죠.
이제 지수 추종 ETF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투자 방법 자산배분에 대해 알아볼 차례입니다
1. 자산배분의 개념
자산배분이란 서로 움직임이 반대되는 자산에 동시에 투자를 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꾀하는 투자 전략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주식과 채권은 보통 반대로 움직입니다.
주식이 올라갈 때 채권은 내려가고, 채권이 내려갈 때 주식은 올라갑니다.
이런식으로 말이죠.
이렇듯 서로 상반되는 움직임을 가지는 자산군을 우리는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자산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두 자산 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상향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주식이 5% 떨어져도
채권이 4% 오른다면
동시에 투자했을 때 실제 손실은 1%로 줄어들게됩니다.
이런식으로 몇십년을 반복하다보면? 두 자산 다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기 때문에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거죠.
실제 데이터를 비교해봅시다.
위 사이트는 포트폴리오 비주얼라이저라는 사이트로
주식의 과거 흐름을 확인, 즉 백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내가 과거에 이렇게 투자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를 불과 몇초만에 확인할 수 있죠
위 사이트에서 백테스트한 결과입니다.
파란색선 포트폴리오1은 미국 S&P500 주식(= SPY) 100%
빨간색선 포트폴리오2는 미국 국채 20년물 (= TLT) 100%
주황색선 포트폴리오3는 가장 전통적이면서 기초적인 자산배분인 SPY 60%, TLT 40% 입니다.
주식 100%의 CAGR은 9.42% , MDD는 -50.8% 입니다.
채권 100%의 CAGR은 4.12%, MDD는 -37.93% 입니다.
주식 60%, 채권 40%의 CAGR은 8.12%, MDD는 -26.32% 입니다.
// CAGR과 MDD가 뭔지 모르겠는 분은 5편을 먼저 보고와주시기 바랍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주식 100%에 비해서 CAGR은 고작 1.3% 떨어졌을 뿐인데
MDD는 거의 24%가 떨어졌습니다.
이를 하나의 수치로 표현하는 샤프지수(Sharp raito), 즉 위험대비 수익률 또한 0.76으로 가장 높죠.
단순히 채권을 40% 넣었을 뿐인데도요.
위 표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22년까지 아무 전략없이 단순히
SPY 60%, TLT 40%만 꾸준히 넣었어도 연 평균 8.12%의 수익을 얻을 수 있던겁니다.
예적금 금리를 생각해보면 정말 기적과도 같은 수치입니다.
게다가 그 사이에는 리만브라더스 사태라는 엄청난 세계 경제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MDD가 고작 26%밖에 안나온다는거죠.
다른 사람들은 한강에 투신을하고, 전재산의 50% ~ 90%를 잃을 때 26%로 퉁친다는겁니다.
이 전략의 좋은 점은 매도, 매수 타이밍이 정해져있다는 겁니다.
주식 60%, 채권 40%으로 자산배분 투자를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이 비율을 주기적으로 맞춰줘야 합니다.
이를 "리밸런싱" 이라고 합니다.
만약 당신 자산 100만원을 전략에 따라 주식 60만원, 채권 40만원으로 투자했다고 가정해봅시다.
3개월 후 리밸런싱을 하려고 보니 주식장이 좋아서 주식은 80만원, 채권은 30만원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총액 110만원을 다시 6:4 비율로 맞춰줘야겠죠
110만원의 60%는 66만원이니까
주식을 14만원 매도하고, 채권을 14만원 매수합니다.
주식이 많이 올라서 14만원을 매도하고 가격이 하락한 채권 14만원 매수한다.
즉 고점 매도, 저점 매수가 자동으로 이뤄지게 됩니다.
더이상 올라도 언제 팔지 걱정, 떨어져도 언제 손절칠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2. 발전된 자산배분
위에 이야기했던 주식 60%, 채권 40%의 자산배분(이하 6040)은
가장 전통적이면서 기초적인 자산배분 형태입니다.
세상에는 주식과 채권말고도 많은 자산군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현금, 금, 물가연동채, 원자재, 부동산, 리츠, 회사채, 암호화폐 등등이죠.
각 국면 별로 잘나가는 자산군 또한 따로 있습니다.
경기가 둔화되고 물가가 상승되면 당연히 물가연동채(=TIPS)와 원자재(=DBC)가 유리할 것이고,
경기가 상승되고 물가가 하락되면 주식이 유리하겠죠.
금리가 상승기냐, 하락기냐에 따라 유리한 자산과 불리한 자산이 바뀌기도 합니다.
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어떤 국면이 오더라도 큰 손실을 면할 수 있겠죠.
게다가 그러한 여러 자산군을 위의 표에 나와있는 음의 상관관계를 적용하여 적절히 분산해서 투자한다면?
6040보다 더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겠죠.
이러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게 바로 자산배분의 발전된 형태
황금나비 포트폴리오, 영구 포트폴리오, 올웨더 포트폴리오 등입니다.
모든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들을 살펴볼 순 없으니 정적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의 대표격인
황금나비 포트폴리오(이하 황나)와 6040을 비교해봅시다.
황나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기서 VTI, GLDM 등 알파벳은 "티커" 라고 하며 미국 주식 종목의 약자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삼성전자를 삼전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습니다.
위 자료를 토대로 6040과 황나를 비교 백테스트 해봅시다.
파란색 선이 포트폴리오 1 6040
빨간색 선이 포트폴리오 2 황나 입니다.
* 위에 있는 6040 백테스트와 지금 보는 6040 백테스트와의 결과값이 차이나는 이유는 백테스트 기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황나 구성 종목 티커 중 운용기간이 긴 티커로 골라도 2005년 이전 백테스트 값은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2005년부터 백테스트를 했을 때
6040은 CAGR 7.51%, MDD -26.32% 입니다.
황나는 CAGR 6.6%, MDD -17.79% 입니다.
5편에서 얘기했듯이 일반적인 사람이 버틸 수 있는 MDD는 평균적으로 -20% 입니다.
이제 드디어 사람이 버틸 수 있을만한 하락폭을 가진 포트폴리오가 나왔습니다.
6040보다 조금 더 우월한 포트폴리오라고 할 수 있죠.
아니요. 방금 한 말은 틀렸습니다.
다시 한번보면 6040의 CAGR은 7.51%로 황금나비보다 0.9% 정도 더 높습니다.
그리고 더 위로 올라가보면 주식 100%의 CAGR이 9.42%로 셋 중 가장 높죠.
// CAGR 1%는 장기투자로 갈수록 엄청난 격차를 발휘합니다.
고작 1%라고 해도 투자금에 따라, 투자 기간에 따라 직장인 월급으로 투자한다고해도
최종 잔고는 몇천만원에서 몇억원까지 차이날 수 있습니다.
MDD가 높을수록 CAGR이 높은건 당연합니다. 원래 모든 투자는 위험과 수익이 비례합니다.
위험할수록 높은 수익을 가져갈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루만에 50%가 올랐다 무조건 대박인 투자처다? 그런건 세상에 없습니다.
하루에 50%가 올랐다면 하루에 50%가 내려갈 수도 있는게 당연한 이치입니다.
이 당연한 것을 까먹고 투자하는 순간 당신의 돈은 사라질겁니다.
시장에 무조건은 없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우월한 포트폴리오란건 없습니다.
쓸모없는 포트폴리오가 있을 뿐이죠.
예를들어 우리는 황금나비의 CAGR이 6.6%, MDD가 -17.79%인걸 압니다.
그렇다면 CAGR이 5%고, MDD가 -30%인 포트폴리오는 어떨까요?
과거 데이터를 근거로 투자한다면 이 포트폴리오에는 투자할 가치가 없습니다.
물론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굳이 가능성이 낮은 곳에 투자할 필요는 없죠.
하지만 주식 100%, 6040, 황나는 모두 사용 가능한 포트폴리오입니다.
10년 이상의 데이터로 백테스트한 결과 CAGR, MDD가 모두 적정선으로 나온 포트폴리오들이거든요.
그저 이제 각자의 투자관에 따라 어떤걸 선택할지 고르는 일만 남았을 뿐이죠.
세상에 피자와 치킨, 족발이 있듯 어느 하나만 절대적으로 좋은 분야는 없고, 주식도 마찬가지니까요
자신이 MDD를 조금 더 잘 버틸 수 있는 멘탈을 가지고있고, 조금 더 공격적인 투자 수익을 노린다면
주식 100%, 혹은 주식 90%, 채권 10% 의 전략에 투자할 수 있고
반대로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황금나비에 투자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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