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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제작한 위대한 세계적 소설 8선 추천 영화는 원작 소설을 대체 할 수 있을까?

누루하치 2022. 9. 29. 20:16

물론 책에는 소설 뿐만 아니라 인문, 철학, 과학, 에세이, 등등 많은 책들이 있고 다 읽을 가치가 많은데 최근 영상화 시대가 됨에 따라 '소설' 만큼은 '굳이 영화 보면 되지, 소설을 읽을 필요 있나?'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듯 하다. 물론 영화와 원작 소설 전부 다 재밌는 경우도 많고, 영화가 더 훌륭한 케이스도 많지만 소설 쪽이 훨씬 재미있거나, 더 나아가 영상화 자체가 불가능한 소설도 있다.그 중에서도 너무 진입장벽이 높은 고전들은 가능한 제외했고,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위주로 선정했다.

 

1. 애거서 크리스티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은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작들 중 하나이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소설을 팔고,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로 기네스에 등재된 작가인데

 

다작으로 유명한 그녀의 많은 작품들 중에서 2013년 추리 소설 작가 협회 회원이 뽑은 역대 최고의 추리소설로 뽑힌 작품이 바로 이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그녀의 책들 중에서 최고로 재미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녀의 책들 중 가장 혁명적인 작품이다.

 

당시에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아니 상상하지도 못했던 기법을 고안해낸 역사적인 소설이기 때문이다.

 

당시에 이 기법은 논란이 꽤 있었으나, 지금은 하나의 클리셰로 자리 잡기도 했다. 

 

이 기법을 모방한 현대의 소설도 꽤 많으며 더 재미있는 것들도 많지만, 그 모든 책들의 어머니가 바로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기 때문에 이 책을 먼저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2. 대니얼 키스 <앨저넌에게 꽃을>

 



대니얼 키스의 1966년 작 소설 <앨저넌에게 꽃을>이다.

 

SF소설에서 권위있는 상인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에 받은 명작이다.

 

하지만 SF소설이라고 해서 미래 배경이거나 로봇이 나오거나 하는 그런 하드SF소설은 아니다.

 

'정신 지체 장애인의 지능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라는 하나의 물음에서 시작한 이 소설은

 

찰리라는 성인 정신 지체 장애인에게 지능을 높혀주는 수술을 하면서 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는데

 

이 소설은 찰리의 1인칭 시점에서 그가 쓴 보고서들로 이루어져 있다.

 

주인공이 쓴 보고서에서 그의 지능 상태의 변화가 그대로 나타나며, 그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져오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수술 받기 전 초기의 보고서는 이런 식이다

 

'나는 이런 경가보고서를 너무 마니 쓰지 아나쓰면 조캐따. 왜냐하면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고 나는 아주 느깨 잠짜리에 들게 되고 아침에 일할 때 피고나기 때무니다.'

 

그런데 수술을 받고 나서 그는 수많은 지식을 습득하게 되는데 그의 보고서는 이런 식으로 바뀐다.

 

'학생들이 캠퍼스의 작은 식당에 모여서 읽은 책들과 정치와 사상을 토론할 때, 나도 함께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학생들이 시와 과학과 철학에 관해, 셰익스피어와 밀턴에 관해, 뉴턴과 아인슈타인과 프로이드에 관해, 플라톤과 헤겔과 칸트에 관해 나누는 이야기를 들으면 매우 흥미롭고, 그 밖의 다른 이름들도 마치 교회의 거대한 종처럼 내 마음에 울린다.'

 

단순히 이런 지능의 상승이 드러나는 묘사 뿐 만 아니라 1인칭 시점의 보고서에서 드러나는 감성적인 심리 묘사가 일품인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보면서 가장 많이 울었던 소설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사실 영상화가 되지 않은 책은 아니다. 영화도 있고, 한국에서는 드라마화(제목은 다르지만)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영상으로는 이 책의 구성과 심리 묘사를 절대로 다 담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선정했다.

 

 

 

 

3. 아비코 다케마루 <살육에 이르는 병>

 

 

 

이 책이 영상화되기 어려운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이걸 영상으로 만들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매우 높은 선정성과 잔인함이고 (사실 수위 높은 고어함때문에 소설로 보는 것조차 쉽지 않다)

 

두 번째는 영상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충격적인 반전 때문이다.

 

왜 영상으로 표현할 수 없는지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 자체가 스포가 되기 때문에, 본인이 고어함에 면역이 있는 편이라면 스포를 당하기 전에 직접 보는 것을 추천한다.

 

텍스트가 우리의 인식을 얼마나 가지고 놀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4.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10대의 여성 작가가 썼다고는 믿기지 않는 책,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다.

 

프랑켄슈타인은 최초의 SF소설로 인정받는 작품일 정도로 장르소설 역사에서 위상이 높은 책이다.

 

이 책이 후대의 대중문화에 끼친 영향은 엄청 크다. 인조인간과 매드 사이언티스트라는 지금까지 수백번 반복되온 문화적 소재의 효시가 바로 이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볼 수 있다.

 

롤의 챔피언 빅토르의 이름이 이 책의 주인공 이름에서 따온게 아닐까 개인적으로 추측함(뇌피셜임)

 

이 책을 소개하고 싶은 이유는 첫 째로 일단 고전소설 치고 상당히 재미가 있고, 두 번째로 현대에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오해가 많이 퍼져있기 때문이다.

 

대중문화를 통해 묘사된 프랑켄슈타인은 흔히 머리에 못이 박혀 있고 꿰맨 자국이 있는 모습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는 최근에는 희화화되고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사실 소설에서 묘사되고 있는 프랑켄슈타인의 모습과 많이 다르다.

 

그리고 사실 중요한 것은 이 괴물의 이름은 프랑켄슈타인이 아니다. 프랑켄슈타인은 그 괴물을 만든 창조자의 이름(정확히 말하면 성)이고, 그 괴물에게는 이름조차 없다. 

 

사실 프랑켄슈타인은 대중매체를 통해 영상으로도 많이 소개된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켄슈타인을 소설로 읽기를 추천하는 이유는 그 텍스트 안에 존재하는 괴물을 영상으로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는 순간 텍스트로 표현되는 그 공포감이 희석되고 왜곡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텍스트가 줄 수 있는 공포감과 압도감, 그리고 그 안에서의 감정묘사까지 느껴보고 싶다면 프랑켄슈타인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이제 "이 괴물 이름은 프랑켄슈타인이 아니야 어쩌고~" 아는 척 할 수 있게 된다. 갑분싸는 알아서 하시고..

 

 

 

 

5. 프란츠 카프카 <변신>

 



 

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를 꼽을 때 자주 거론되는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대표작이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흉측한 갑충으로 변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라는 첫 문장으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일단 길지 않은 중편 소설로 부담이 없고, 읽기에 어려운 내용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기 쉽다고 만만한 소설은 아니다. 문학적 가치가 매우 높고 엄청나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기 때문에 위상이 높은 고전 소설을 읽어보고 싶지만 그 난이도나 책 두께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과 함께 가장 많이 추천하는 책이다.

 

이 소설의 내용은 대부분 벌레가 되어버린 주인공의 움직임과 심리묘사 등이 주를 이루는데, 이를 영상화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어렵다. 물론 하려면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일단 재미도 없을 것 같고 절대로 이 소설의 텍스트가 갖고 있는 수 많은 함의들을 전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6. 고이즈미 기미코 <변호 측 증인>

 



 

이것도 추리, 반전 소설인데

 

만약 자신이 반전을 좋아하는 반전충이라면 그냥 최대한 스포일러 당하지 말고 보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이 책의 감상을 방해하지 않고 이 책에 대해 설명하기가 어렵다.

 

63년에 나온 고전인데 최근에 복간된 뒤에도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했던 작품이다.

 

누군가에게는 상상을 뛰어넘는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고전이니 만큼 호불호도 좀 갈리는 것 같다. 그리고 간간이 반전을 미리 눈치챘다는 사람도 보이긴 한다.

 

자신은 둘 중 어느쪽인지 직접 보고 확인해 보는 건 어떨까

 

 

 

 

7.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설명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유명한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이 책을 소설로 읽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책은 영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명한 책이 왜 영화가 없는가? 작가가 영화화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그런 이유만으로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강점은 연기와 대사만으로는 다 표현하지 못 할 1인칭 시점의 심리 묘사이다. 

 

만약 영화에서 홀든의 모습을 묘사한 것을 본다면 그것은 제 3자의 관점에서의 홀든이 될 뿐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 내가 마치 홀든의 마음 속에 있는 듯한 느낌으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어차피 영화화될 가능성도 없는데 그냥 봐라

 

 

 

 

8.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대표작 향수이다.

 

내용은 설명하기 복잡한데 후각을 타고난 천재 주인공이 향수를 만들기 위해 살인자가 되는 그런 이야기이다.

 

이렇게 써놓으니 그냥 오락 소설같은데, 물론 재미도 있지만 문학적으로도 매우 인정받는 걸작이다.

 

나무위키 보니 뭐 포스트모더니즘 어쩌고 하던데 본인은 그정도까지는 잘 모르겠고, 아무튼 가벼운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미없고 어려운 책도 아니다. 

 

사실 이 글의 제목과 다르게 이 책은 영화화된 적이 있다. 그리고 영화는 사실 꽤 잘 만들었다고도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기를 추천하는 이유는 일단 첫 번째로 단순한 이유지만 일단 내용이 약간 다르다. 영화에서는 상당한 각색이 들어갔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 책의 압도적인 감각 묘사를 영상이 다 담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도 매우 감각적으로 잘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묘사는 따라가지 못한다. 가장 큰 이유로 영화는 시각과 청각 자극 밖에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은 보다시피 향수다. 물론 책에서도 냄새가 나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을 보면 텍스트로 하는 묘사가 이 정도까지 되는구나 감탄하게 되는 것 같다. 그냥 글을 존나 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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